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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태어나기 전,
어느 EBS 프로그램에서 모유수유를 하면 살이 쭉!!! 빠진다는 내용의 방송을 봤다.
그 순간, 모유수유냐 분유수유냐 거기까지는 별 생각 없었던 나에게 답은 딱 하나로 정해졌다.
아이에게 좋은 항체들과 영양분을 공급한다는 장점도 있었지만,
결정적인 의도는 결국 꽤나 불순했다.




밤 9시 23분에 태어난 아이는 병원 신생아실에 가서 하룻밤을 자고 왔다.
나는 첫날부터 모자동실을 고집했지만, 병원측에서는 그러다 회복이 늦으면 더 힘들다며 반강제적으로
아이를 첫날에는 신생아실로 데리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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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쨋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신랑과 함께 내려가서 아이를 데려왔다.
데려오자마자 (살이 곰방 쭉 빠져줄꺼라는 기대와 함께) 조심스럽게 아이에게 젖을 물렸다.
마치 아이는 원래부터 그랬다는듯 굉장히 자연스럽게 빨기 시작했다.
모유수유에 대한 이야기들을 보다보면, 둘쨋날에는 금방 모유가 생성되지는 않는다고 하는데 조금 짜보니
노란빛의 초유가 방울방울 맺힌다.
그 후 시원하게 태변도 배출했다.
그 덕분에 나는 아이가 배불리 먹는줄 알았다. -0-

그날 밤... 갑자기 아이는 울어댔다.
아이와 첫 대면 후 첫날밤이었고, 우리는 막 당황하기 시작했다.
분명 책에서 일러준대로 한시간씩이나(!) 물렸는데 왜 우는걸까...? 갑갑하고 난감했다.
밤 12시부터 울기 시작한 녀석은 점점 목청을 높여가며 울고 있었으며 한시간쯤 지나자 숨이 꼴깍꼴깍 넘어가듯 울기 시작했다.

그 순간, 보통이라면 애기가 어디 아픈게 아닐까 걱정부터 해야하는데 난 그런생각이 먼저 들었다.
"자기야, 아무래도 얘가 어제 먹은 분유가 먹고 싶어 꾀를 부리는거 같아. 분명 젖도 충분히 먹였는데 말이야!"
이렇게 말하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채 지켜보기로 했다. 아..무식해..-_-;;;;;;;;

결국 애를 달래보겠노라며 신랑이 아이를 안고 서성댔다.
다행이 안아주면 뚝 그치는가 싶은데 잠은 안들고 계속 칭얼댄다. 아..이상하다. 분명 신생아는 먹고 잔댔는데..ㅠ
아무래도 이상하다. 벌써 버릇이 잘못 들어 안아달라고 꾀부리는걸까?
아..왜그러지??
그 순간 이 아이가 생후 2일째고, 아직 꾀부리기엔 너무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라는 사실을 알았어야 하는데.
진짜 무식하면 용감해진다더니 딱 그꼴이다.

결국 아이는 새벽 4시가 넘어가면서 안아줘도 소용없이 본격적으로 숨넘어가게 울기 시작했고
그제서야 걱정이 되었다. 어디 아픈게 아닐까..?
신생아실로 데려가봤다.

"훗, 엄마.. 애기가 배가 고파서 그러잖아요 ㅎㅎ 이거 가져가서 먹여보세요."
이러면서 분유 80cc를 내민다.
아..정말 모유수유하기로 한 자존심에 정말 분유는 허락하지 않는다.
분명 2~3일은 태내에서 보충해 나온 영양분이나 수분때매 안먹어도 괜찮다고 했는데...
(거긴 그러면 애기가 운다는 이야기따윈 없었다. 췟)
결국 목청좋은 우리 아이는 분유를 먹었다.
온세상에 평화가 찾아왔다...;;
배곯아서 우는 아이를 꾀부린다고 타박한 못된 계모같은 엄마였던것이다. ㅠ_ㅠ

그 뒤에는 젖이 잘 돌아 모유수유를 하지만, 한번씩 젖이 부족하다고 울어제낄때마다 분유통에 손이 갔었다.
(그때가 성장급증기란걸 방금 전
새댁언니 블로그를 보고 알았다. ㄷㄷ;;;)
분유를 한번 먹이면 2~3일은 조용했었다. 배곯리느니 모유수유 하면서 분유 좀 준다고
자책하지 말자는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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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20일쯤 되었을때 아이모습이다.

모유량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지만, 그저 아이가 토실토실하게 커가는 모습으로 부족치는 않구나.
짐작할 따름이다.
다행히 나는 거의 대부분 앓는다는 젖몸살 한번 없이 잘 지나가고 있다.




그리고 몇일전..
B형간염 2차를 맞고 평소와 다르게 하루종일 보채던 아이는 밤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울었다.
배고파서 그러나..하는 생각에 신랑이 분유를 물렸다.
그리고 그 담날부터 2~3일, 단한번도 거르지 않았던 큰 볼일(!)을 거른다.
아랫배는 딱딱하게 부풀어올라 수시로 얼굴이 빨개지게 아이가 힘을 주고는 제 힘으로 안되는지 앙~하고 울음을 뱉는다.
그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변비란다.
분유를 먹여서 그런것 같다는 자책감에 휩싸여 해결책을 찾아보니 병원에 가면 '관장'을 한단다.
무시무시하다.
차선책으로 보릿물을 타본다.
아이에게도 입맛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은 못하고 내가 먹듯 진하게 우려내 입에 넣어주니 "에~퉤!" 하고 뱉는다.
그뒤로는 완벽히 거부다. ㅠ_ㅠ
아무리 옅게줘도 싫단다. 그렇게 젖 잘먹는 아이가 보릿물을 저리 싫어할줄이야..ㄷㄷ;;
하루종일 아랫배를 맛사지해주고 엉덩이고 꾹꾹 눌러줬다.
그날 저녁에 아이가 드디어 할일을 해냈을땐, 내 속이 다 시원할 정도였다. ㅎㅎ;;
알고보니, 이것도 모유수유에 관련된 것이었다는 사실을 오늘 알았다. -0- (관련글 >>
이모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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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을 마친 후 평화를 찾은 아이 표정. -0-;;;
그새 젖살이 많이 올랐다.


앞으로 또 얼마나 내가 모르는 길들이 있을까.
아무리봐도 책에선 알려주지 않는 것들이 너무 많다.
그건, 내 의지대로 해 나가는게 아니라 아이의 의지대로 커 가는걸 내가 도와주는 역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에게 어제와 같은 오늘이란 없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나가는 아이에게는 매일 매일이 새로운 도전이고 발전인것이다.
그걸 기다려주는게 우리의 몫이라는걸 조금씩 알 것 같다.
보챌때 좀 더 힘이 들더라도 얼른 입에 뭘 물리기보단 얼르고 달래며 같이 커 나가야 하는 것이다.
아. 정말 하루에도 열두번씩 병원에 가야하나 들썩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참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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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무진군 2010/06/04 18:49 Address Modify/Delete Reply

    ㅋㅋㅋ 당시엔 트위터를 안해서요...
    주변에 선배 엄마 아빠들이 많으시니.. 많은 도움이 예상됩니다..ㅋ

    • BlogIcon 명이~♬ 2010/06/04 19:08 Address Modify/Delete

      ㅎㅎ 아무래도 그렇겠죠?
      안그래도 많은 선배엄마들에게 매번 전화해서 질문을 마구 투하하고 있답니다. ㅎㅎ

  2. BlogIcon 의리 2010/06/04 23:33 Address Modify/Delete Reply

    세상에 쉬운 일 하나도 없습니다.

  3. BlogIcon 산다는건 2010/06/06 21:14 Address Modify/Delete Reply

    마지막 사진은 뭔가 아빠를 거부하는....ㅎㅎ

  4. BlogIcon 맑은물한동이 2010/06/06 23:41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는 모유가 아주 적어서 낮에는 분유 먹이고 밤에는 모유를 먹였어요.
    나중에 모유 끊을때 무지 많이 서운합니다.
    전 울었어요. ㅜ.ㅜ

    육아라는게 책에 나와 있는 것만으로는 많이 부족하지요. ^^

  5. BlogIcon 해피아름드리 2010/06/07 07:56 Address Modify/Delete Reply

    방가방가~!!!
    결혼한 줄은 알았는데...
    아기까징?? ㅋㅋㅋ..제가 너무 무심했네요^^
    잘 지내시고,행복한 모습 넘 보기 쪼아요~~~
    항상 아가랑 알콩달콩 행복하세요~~

  6. BlogIcon 마루. 2010/06/07 14:44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두 모유먹고 컸는디...울 친척아이는 신생아때 솔직히 별루 안이쁘던데.
    명이님 아이는 예쁘네요..ㅎㅎㅎㅎ

  7. BlogIcon 데보라 2010/06/07 15:25 Address Modify/Delete Reply

    명이님 아가 넘 예뻐요. ^^ 늦었지만, 결혼 축하드립니다. ^_^

  8. BlogIcon 데보라 2010/06/07 15:25 Address Modify/Delete Reply

    명이님 아가 넘 예뻐요. ^^ 늦었지만, 결혼 축하드립니다. ^_^

  9. BlogIcon Seollem 2010/06/07 22:11 Address Modify/Delete Reply

    우와, 엄마를 꼭 닮았어요........... 응(?)
    아직 한번도 명이님을 못봤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 BlogIcon 키덜트맘 2010/06/08 15:54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기가 참 예뻐요
    엄마를 닮은건가요?ㅎㅎ
    늦었지만 결혼도, 출산도 축하드려요

  11. BlogIcon MindEater™ 2010/06/08 19:31 Address Modify/Delete Reply

    명이님은 이미 베테랑 엄마일듯한 느낌이 들어요~ ^^*
    그나저나 아기 완전 예뻐욧~!!

  12. BlogIcon 마속 2010/06/09 17:54 Address Modify/Delete Reply

    허헛.. 명이님 이제 주제를 아예 이쪽으로 돌리셨군요. +_+;

  13. BlogIcon 한성민 2010/06/12 09:22 Address Modify/Delete Reply

    남자의 자격 이경규 강연이 생각이 나는군요....^^
    참아야 하느니라... 인내가 중요하다는 것이죠....

  14. BlogIcon 모노마토 2010/06/14 11:26 Address Modify/Delete Reply

    우리세현이는 처음에 엄마 젖만 물고 젖병은 안 물어서.. 컵으로 먹였어요.. 어찌나 신기하던지요... 근데 9개월 다되가는 지금도 젖병은 잘 안물어서.. 엄마 젖 먹이다가 비몽 사몽하면 젖병을 물립니다.. 그러면 또 잘 먹어요.. ㅠㅠ 아기 넘 예쁘네요.. 세현이 작년 모습 생각나고 그러네요 ^^

  15. BlogIcon 모노피스 2010/06/15 01:06 Address Modify/Delete Reply

    잘 배웠습니다. 저도 아빠가 될텐데 잘 모르는 부분이었네요. 명이님 덕분에 배불리 먹여야 평화가 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ㅎㅎ

  16. BlogIcon 쌍둥이 아빠 2010/06/15 11:38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웅~! 넘 이뽀요..

    울 아이도 저렇게 어릴적이 있었는데 말이죠..^^

  17. BlogIcon tasha♡ 2010/06/15 13:50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 어제 보여주던 그 아이.... ㅎㅎㅎ

  18. BlogIcon 히로미 2010/06/15 21:09 Address Modify/Delete Reply

    사진마다 언니를 닮은것 같다가도? 형부를 닮은것 같고..
    아마 몇년후에는 내가 언니 블로그에서 방법을 찾고 있을지도ㅎㅎㅎ
    모유수유하면서 열량소모가 엄청나다더라고~
    어쩜 예전보다 더 날씬한 언니가 될지도 ㅎㅎ
    여하튼 언니도, 아가도, 형부도 볼때까지 건강하세요~~♥

  19. BlogIcon 돌이아빠 2010/06/22 15:11 Address Modify/Delete Reply

    어라? 음..이거...갑작스레 아무리 오랫만에 왔다지만....
    육아일기라니요!!! 그것도 저렇게 장성한(?) 아기가??! 헉
    이게 이게....헉스 제가 반성해야 하는거겠죠? 와웅

    결혼도 출산도 모두 모두 축하드립니다!~~~!!!!

  20. BlogIcon 소중한시간 2010/06/24 23:19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이키우면서 참 여러가지 경험을 하게 되죠 ^^ 흐흐~

  21. BlogIcon 하늘다래 2010/07/01 16:06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하앍.. 예전에 보모 알바 할 때가 생각나는군요^^;
    애기 넘넘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우왓!! +_+)/

  22. BlogIcon beat 2010/07/01 16:24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애기 잘 크는구나~~~~~

  23. BlogIcon DanielKang 2010/07/12 23:54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오~~~ 오랫만에 왔더니 명이님 결혼했단 글도 못 봤는데 왠 아기??
    넘 갑작스런거 아녀요? ㅎㅎㅎ

사랑합니다. 편안히 잠드소서